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절대 강자 인천 현대제철, WK리그 발전 위한 페이스메이커 되길

2016.10.25

2016우승


베스트일레븐

(베스트 일레븐)

안영준의 Here is the glory

긴(42.195㎞) 레이스를 펼치는 마라톤에선 페이스메이커를 볼 수 있다. 선수들이 순위에 연연치 않고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선두에서 페이스를 이끌며 조절하는 존재가 페이스메이커다. 역사가 짧고 선수층이 얕은 WK리그에서, 인천 현대제철은 좀처럼 넘보기 힘든 절대 강자다. 그런데 이 현대제철은 아울러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을 위한 유용한 페이스메이커라 할 만하다.

현대제철이 지난 24일 WK리그 4년 연속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. 먼저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싶다. 선수단의 꾸준한 노력과 구단의 적극적 투자가 더해져 만든 소중한 결실이다.

그러나 한 팀을 떠나 WK리그 전반적 맥락에서 보면 달리 해석될 수도 있다. 우승 트로피 주인이 4년째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, 리그 흥행에 아쉬운 목소리를 낼 만한 상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. 남자 프로축구인 K리그서도 과거 일화(당시)가 두 번의 3연패를 이룬 적이 있고, 현재는 전북 현대가 3연패를 노리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. 특정 팀이 최강자 자리를 유지하며 우승을 반복했다는 이야기다. 과거엔 계속해서 한 팀이 우승하는 이 같은 현상 탓에 리그 시스템 자체를 손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.

그런데 WK리그에선 4연패 팀이 나왔다. 그만큼 현 WK리그선 현대제철의 강세가 도드라진다. 다른 6개 팀들은 그 누가 되었든 아직 현대제철의 독주를 막을 힘이 부족해 보인다. 가장 우승에 근접한 두 팀이 만난다는 챔피언 결승전에서조차 4-0이라는 큰 스코어가 난 게 이를 상징적으로 대변하기도 한다.

하지만 비교적 작은 시장을 형성 중인 WK리그에선, 현대제철의 독주가 흥행의 실패와 타 팀들의 동기 부여를 막는 단점 대신 오히려 리그 전체를 이끄는 활력을 불어넣는 힘을 내는 쪽에 더 가깝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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챔피언 결정전을 치른 두 팀 감독의 이야기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었다.

박남열 이천 대교 감독은 라이벌 팀과 벌이는 최후의 대결서 매번 고배를 마신다는 질문에 대해 "현대제철과 같은 강팀을 만나 우리의 단점을 잘 확인할 수 있었다. 현대제철을 넘기 위해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의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. 다음 시즌엔 오늘 드러난 단점을 잘 보완해 더 높은 곳까지 오르도록 하겠다"라고 답한 바 있다. 2인자 대교 처지선, 현대제철은 라이벌이자 반드시 넘어야 하는 지향점인 셈이었다.

챔피언 로고가 박힌 하얀 모자를 쓰고 샴페인에 젖은 채 인터뷰장에 들어온 최인철 현대제철 감독 역시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. 최 감독은 "(물론 너무 많이 생기면 어려울 수 있지만) 몇몇 대형 마트는 꼭 필요하다. 대형 마트 여러 개가 생겨 같이 경쟁해야, 시장도 커질 수 있다. WK리그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본다. 현대제철뿐 아니라 한국 여자 축구가 발전하는 방법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"라고 말했다. 현대제철의 편안한 독주가 이어지기보다는 경쟁 팀들이 더 성장해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 리그 전체 파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. 더해 현대제철의 이번 우승이 다른 팀들이 더욱 투자해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었다.

WK리그 내 다른 팀들 역시 페이스메이커로 질주 중인 인천 현대제철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. 결승전이 열린 경기장을 찾은 WK리그 소속 한 선수는 "현대제철이 계속해서 우승하는 걸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"라고 밝힌 바 있다. 실제로 이번 시즌 현대제철은 챔피언 결정전 직행을 자신의 마지막 리그 경기에서야 결정지었을 만큼 진땀 빼는 정규 리그를 보냈다. 사상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구미 스포츠토토를 비롯해 리그 외 대회서 현대제철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화천 KSPO 등 다른 팀들도 1강을 향한 쉼 없는 추격을 진행하고 있다.

아직 완벽히 뿌리내렸다고 보기 힘든 WK리그다. 그런 만큼 특정 팀의 V4라는 독보적 질주가 흥행을 막는 불균형이라기보다는 다른 모든 팀들에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페이스메이커로서 작용할 수 있다.

물론 현대제철도 WK리그에 속한 하나의 팀일 뿐이다. 봉사 단체가 아니다. 우승을 향한 도전이 아닌 전체를 위한 발전에 대한 책임을 따로 강요할 수는 없다. 그러나 현대제철과 최 감독은 1위로 마무리한 성적에 더해 WK리그 전체 발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 의식을 품고 있었다.

현대제철만큼 WK리그 전체가 더 살아날 수 있도록, 인천 하늘에 집중적으로 내린 꽃가루 비가 WK리그 토양 전체에 좋은 자양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.

글=안영준 기자(ahnyj12@soccerbest11.co.kr)
사진=베스트 일레븐 DB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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